대전지역 학교 중 화재 발생 시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비율이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교 10곳 중 3곳이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돼 화재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학교는 유·초·중·고·특수학교 571개교 중 총 78개교로 13.6%로 집계됐다. 특히 유치원은 269곳중 단 1곳만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는 147곳 중 39곳(26.5%), 중학교는 88곳 중 20곳(22.7%), 고등학교는 62곳 중 17곳(27.4%), 특수학교는 5곳 중 1곳(20%)이다.
 

유치원생과 특수학교 학생들은 화재 발생 시 대피에 더 취약한 상황에도 스프링클러 설치율은 초·중·고등학교에 비해 낮은 셈이다.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낮은 이유로는 학교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라는 느슨한 법규정 때문이다.

스프링클러 설치기준은 연면적 1000㎡ 이상 또는 높이 4층 이상의 조건에 해당되는 층만 설치, 기숙사의 경우 연면적 5000㎡ 이상 전층설치가 의무로 규정돼 있다.

학교 외벽이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된 학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대전시 297개교 전체 초·중·고등학교 중 35%인 104개교가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됐다. 이에 따라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된 학교만이라도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된 학교의 경우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마찬가지로 초기 진압에 실패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최근 연이은 화재로 대형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전지역 한 학부모는 “학생들은 화재가 났을 때 신속히 피난하기 어렵다"며 “학교, 유치원, 장애인시설 등과 같이 노약자가 있는 곳은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설치하고 특별 관리하는 등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법규정에 적용대상인 학교는 스프링클러를 모두 설치했다”며 “스프링클러 설치가 안 된 기존 학교들의 설치는 예산 문제 등으로 당분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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