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다중시설 ‘안전불감증’ 잇단 경고 불구 '배짱영업' 

올 겨울 제천·밀양 등 화재로 인한 대형 참사가 속출하면서 대형 다중시설 ‘안전불감증’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엔 대구 신라병원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화재 포비아(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전에서는 세이브존 대전점이 화재 및 안전위험 지적<본보 25일자 ‘대전 세이브존, 무늬만 비상문·주차장 불법적재… 화재 시 대형참사 우려’ 온라인 기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 몰라’ 배짱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29일 오후 세이브존 지하 3층과 4층 주차장은 25일 취재 이후 4일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수백 개의 상품박스가 주차면 등을 점유하고 있었다. 

세이브존은 지난 2002년 7월 개점 이후부터 현재까지 십수 년째 지하주차장 물품보관 및 분류창고 활용 등 무단·불법 행태는 물론, 불법 매대 설치로 주민들의 민원을 야기해 왔다.

특히 최근 화재로 인한 대형 참사가 잇따르면서 사고 우려와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탄방동에 사는 김모(37) 씨는 “제천·밀양 대형 참사에 이어 대구 신라병원까지 화재가 발생해 다중이용 시설물 이용에 불안감이 든다”며 “대전도 예외가 될 수 없는만큼 화재 등 사고에 미리 대비하고, 구청도 적극적인 지도 단속이 절실하다”고 사전 예방 및 대책을 촉구했다.

또한 그는 “아울렛 앞 불법 매대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며칠 전에는 천막 지지대에 발이 걸려 넘어져 창피를 당했다”고 피해 당시를 떠올리며 “대형 유통매장에서 노점상도 아닌 상인들이 통로에서 버젓이 장사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백화점 측의 ‘변칙 상술’을 꼬집었다. 

이 곳 세이브존을 이따금 찾는다는 직장인 이모(32) 씨도 “지하주차장에 쌓여있는 상자들이 주차장 공간을 점유해 주차는 물론 통행에도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인근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있는데 혹여 화재가 발생한다면 큰 일 아니냐”고 말했다. “매장 내에도 매대를 쓸데없이 많이 설치해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이 때문에 세이브존에 전화로 항의했지만 매번 ‘죄송합니다. 치우겠습니다’라는 답변만 한 뒤 사후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백화점 측의 안일하고 무성의한 태도를 꼬집었다.

조모 씨는 지난 2013년 구청 홈페이지에 게재한 ‘세이브존 불법 영업, 계단의 불법 개조 및 지하 주차장 적재’라는 글에서 “백화점 부설주차장에 물건을 적치하는 행위와 관련해 구청 담당 부서인 건축과가 백화점 측에 같은 해 10월 31일까지 원상회복도록 요구했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이후 불법 영업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국민신문고 서구청 홈페이지 ‘구민의 소리’에도 세이브존의 주차장 운영 행태를 시정해 달라는 글들이 수년째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 씨는 이들 불법 영업의 증거로 ▲인도에서의 불법 매대 활용 ▲계단의 창고로 불법 변조한 행위 ▲주차장의 불법 적재 등 3가지 유형을 담은 사진을 제시해 당시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샀다.

조 씨는 이후에도 ‘세이브존 불법 영업 몇 번째 신고입니다. 과징금 징수 안 합니까?’라는 글을 통해 “정문뿐 아니라 후문에서도 텐트 엄청 깔아놓고 열심히 불법 영업 중입니다. 제가 듣기론 단속 나오면 치웠다가 오후에 다시 매대 깐다고 합니다”라며 “영세한 동네 구멍가게 같으면 이해합니다. 이건 너무하네요. 제대로 된 단속 바란다”고 주차장 불법운영에 대한 시정을 재차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세이브존 대전점 관계자는 “민원 부분에 대해 구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이번 주 내로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속 때만 이뤄지는 긴급조치만 이어질 뿐,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책 및 제재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지난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최근 10년 간 국내에서 발생한 대형화재 중 최악의 인명피해로 기록됐다. 38명의 사망자와 151명의 부상자를 냈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충북 제천 스포츠 센터에서 사망자 29명, 부상자 3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대전지역에선 지난 2013년 대전 중구와 서구에 위치한 백화점 2곳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해 고객들이 대피 소동을 빚는 등 일대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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